수익률만 보고 산 원룸 건물, 그는 결국 경매로 갔다

건물 수익율만 보고 건물을 사면 안되는 이유

사람이 옷 한 벌을 살 때도 입어 보고, 거울 앞에서 이리저리 둘러보고, 가격을 따집니다. 그런데 건물을 살 때는 이상하게도 귀신에 홀린 듯 마음을 빼앗기는 경우를 저는 제법 봤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큰돈이 오가는 자리인데도 말이죠.

그 홀림에는 양념이 하나 붙습니다. 중개사의 입담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건물 거래는 일반 주택보다 중개 수수료가 큽니다. 한 건이 성사되면 손에 쥐는 돈이 상당하죠. 그러니 좋은 말이 더 얹힐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중개사를 탓하려는 게 아닙니다. 다만 듣는 사람이 그만큼 단단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글은 건물에 관심 있는 분께 ‘신중하게 따지는 힘’ 하나를 드리려고 적습니다.

건물은 ‘살아 있어야’ 합니다

건물이 살아 있다는 게 무슨 말이냐 하면 — 그 건물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월세를 얼마나 꾸준히 토해 왔는지, 매매가는 어떻게 오르내리며 손바뀜했는지, 그 히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기존 임차인이 얼마나 오래 머물렀는지, 혹시 속 빈 깡통 건물은 아닌지까지요.

총 보증금이 얼마고 월세가 얼마 들어오니 수익률이 몇 퍼센트다 — 이 계산은 너무 기본입니다. 그것만 보고 건물을 사면 위험합니다. 그 숫자는 ‘지금 이 순간’을 찍은 사진 한 장일 뿐이고, 건물은 앞으로 몇 년을 끌고 가야 하는 물건이니까요.

진짜 관건은 공실입니다

제가 본 한 건물 이야기를 해 드리겠습니다. 부산 남구, 대학가 근처의 새 건물이었습니다. 원룸이 통째로 들어찬 건물이었고, 새 건물이라 방마다 퀄리티도 좋고 풀옵션이었습니다. 금리도 쌀 때였고, 임대 수익률도 생각보다 잘 나왔습니다. 겉으로는 흠잡을 데가 없었죠.

매수자는 타지역에 사는 분이었습니다. 건물주가 된다는 것, 그리고 수익률. 딱 그 두 가지만 보고 들어왔습니다. 관리는 업체가 맡고 있었는데, 그 업체의 일은 공실 없이 방을 딱딱 채워 수익률을 맞춰 주고 빠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매수자는 걱정할 게 없었습니다. 수익률이 이미 맞춰진 건물을 샀으니, 예상대로 돈이 흘렀으니까요.

문제는 1년, 2년이 지나면서였습니다. 관리가 느슨해진 건지, 바깥의 여러 사정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공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다시 채워져야 할 방들이 비어 가기 시작한 겁니다. 그때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대비책을 하나도 만들어 두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 건물주는 기존 세입자들의 보증금으로 대출 이자를 메우기 시작했습니다. 돌려막기였죠. 그러다 끝내 경매까지 갔습니다.

사기 전에, 공실의 카드를 만들어 두세요

이 사례가 주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공실은 ‘혹시’가 아니라 ‘언젠가’입니다. 그러니 기존 임차인이 모두 나가 건물이 텅 비었을 때 내가 얼마를, 몇 달이나 버틸 수 있는지를 먼저 계산해 둬야 합니다. 그 답이 없으면 그 건물은 아직 사면 안 되는 겁니다.

대안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가게 운영에 자신 있고 경험이 많은 분이라면, 공실이 난 자리에서 직접 장사를 해 보는 것도 하나의 길입니다. 핵심은 ‘공실이 났을 때 나에게 쓸 카드가 있느냐’입니다. 그 카드가 한 장도 없으면, 공실 한 칸이 건물 전체를 무너뜨립니다.

레버리지도 같은 이야기입니다. 건물은 대개 대출을 끼고 삽니다. 그런데 금리가 어디로 튈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쌀 때 들어갔다고 계속 쌀 거란 보장은 없죠. 그러니 최악의 조건까지 한 번은 가정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이자가 오르고 공실까지 겹쳐도 버틸 수 있는 선인지를요.

예전처럼 건물주라고 다 잘사는 시대가 아닙니다. 영끌해서 건물주가 됐다가, 한두 달 이자를 못 버텨 경매로 넘어가는 분을 저는 제법 봤습니다. 건물은 그 자리에 가만히 있지만, 그 건물을 쥔 사람의 삶은 얼마든지 흔들립니다.

건물을 사기 전, 옷 한 벌 고를 때만큼만 따져 보십시오. 입어 보고, 둘러보고, 최악도 한 번 가정해 보고. 그 정도의 신중함이면 적어도 귀신에 홀린 듯 사는 일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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