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프랜차이즈 창업 전에 따질 것

가게를 차리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좋은 자리부터 찾는다. 목 좋은 곳, 유동인구 많은 곳, 임대료 적당한 곳. 당연한 순서다. 그런데 나는 부동산을 하면서, 자리보다 먼저 따졌어야 할 걸 안 따지고 들어왔다가 무너지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다.

그래서 오늘은 자리 이야기를 먼저 하지 않겠다. 가게를 차리기 전에 숫자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부터 적어 보려고 한다. 이건 권리금을 지키는 일보다 더 앞에 있는 이야기다. 애초에 시작할 때 계산이 서 있어야, 나갈 때도 권리금을 지킬 여유가 생긴다.

상가 프랜차이즈 가맹점 차리기 전 따져야된다

프랜차이즈 본사 수익자료를 믿지 못하는 이유

나는 부동산을 하기 전에, 프랜차이즈 본사와 함께 일하는 식자재 물류 회사에 있어 봤다. 가맹점에 들어가는 식자재가 어떻게 흘러가고 어디서 마진이 붙는지를, 공급하는 쪽에서 봤다는 뜻이다. 그래서 본사가 가맹점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도 안다.

본사는 가맹점주와 함께 성장한다고 말한다. 듣기 좋은 말이다. 다만 냉정하게 보면 본사가 돈을 버는 구조는 따로 있다. 가맹점이 생겨야 초기 인테리어에서 목돈이 들어오고, 매달 식자재 마진이 붙고, 로열티가 들어온다. 그래서 본사의 일차 목표는 가맹점 수를 늘리는 것이다. 가맹점이 많아지면 규모의 경제로 점주도 상품을 조금 더 싸게 받는 면은 있다. 그래도 본사와 점주가 같은 곳을 보고 있다고 믿으면 곤란하다.

그러니 본사가 보여주는 자료를 전부 믿어서는 안 된다. 점주를 모집할 때 본사는 보통 한 달 매출이나 수익률로 설득한다. 그런데 수익 구조 계산이 생각보다 거칠다. 매출은 크게 보여주고, 실제로 빠져나가는 지출은 대충 얹는 식이다. 진짜 순수익은 가게를 3개월에서 4개월쯤 직접 돌려 봐야 나오고, 그마저도 가맹점마다 다 다르다.

창업 후 통장에 돈이 안 남는 이유

장사를 시작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 돈이 통장에 들어왔다가 바로 나간다는 말이다. 매출은 분명히 찍히는데 손에 남는 게 없다. 왜 그런지 물어보면 대부분 정확히 답하지 못한다. 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만 그런 게 아니다. 일반 가게도 알바를 쓰고 오토로 돌리는 순간 남는 게 확 줄어든다. 여기에 자영업자들이 잘 챙기지 않는 게 세금이다. 매달 부가세 10%는 내 돈이 아닌데, 그달에 바로 내는 돈이 아니어서 체감이 안 된다. 그러다 신고 때 한꺼번에 맞는다. 종합소득세도 마찬가지다. 1년 넘게 일한 알바의 퇴직금도 계산에 없던 돈으로 튀어나온다.

눈에 잘 안 보이는 지출은 또 있다. 정수기 렌탈, 공용 관리비, 수도와 전기와 가스 요금이 매달 꼬박꼬박 빠진다. 거기에 어느 날 갑자기 배수구가 막히면 그것도 다 점주 돈이다. 이런 건 일반 부동산에서는 잘 일러주지 않는다. 가게를 안에서 굴려 본 사람만 아는 항목이다.

이걸 미리 아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엑셀을 켜고 최소 3개월 동안의 현금흐름을 직접 적어 보는 것이다. 매출 입금, 재료비, 인건비, 부가세와 종합소득세, 버려지는 재료 손실, 정수기 렌탈과 관리비 같은 고정 지출, 그리고 가게를 차리며 받은 대출이 있다면 이자와 원금 상환까지 같은 표에 넣는다. 3개월을 연속으로 적어 보면, 그제야 내 가게의 돈이 어떻게 들어와 어디로 빠지는지가 눈에 보인다.

창업 전 현금흐름과 투자 회수 따지기

가게를 차릴 때 화이팅만으로 자리를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잘될 거라는 마음만 있고, 언제 본전을 뽑는지에 대한 그림은 없다. 그런데 그 그림이 없으면, 힘들 때 버틸지 접을지를 판단할 기준도 없다.

요즘은 더 그렇다. 경기가 좋다는 말은 내가 아는 한 들어 본 적이 없고, 물가는 매년 오르고, 알바 시급은 1만 원을 넘었다. 무턱대고 사람을 쓰면 가게가 알바에게 용돈을 주는 꼴이 된다. 그래서 나는 가게를 구하는 손님에게 늘 말한다. 가게는 일당백을 각오하고 시작해야 한다고.

나는 부동산을 하지만, 좋은 자리 하나만으로 가게가 살아남지는 않는다고 본다. 그래서 자리만 소개하지 않는다. 상권을 보고, 그 자리에서 어느 정도 매출이 나와야 하는지, 지출은 어떻게 잡히는지, 투자금을 얼마 넣고 언제쯤 회수되는지를 같이 따진다. 1년 뒤, 2년 뒤, 5년 뒤에 이 가게가 어떤 모습일지, 최악의 경우에는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까지 그려 놓고 상담한다.

손님들은 묻는다. 부동산이 왜 이렇게까지 자세히 알려주느냐고. 그러면 나는 문을 닫고 울면서 철거하고 나가는 점주를 너무 많이 봤다고 답한다. 그 모습을 보다 보니, 자리를 소개하기 전에 제대로 알려주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렇게 같이 계산해 주면 손님도 나를 자리만 소개한 사람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가게 계약을 마친 손님에게 농담처럼 말한다. 원금을 회수할 때까지는 부동산에서 다시 만나지 말자고. 대신 장사가 잘돼서 가게를 좋은 값에 넘기고 나갈 때, 그때는 꼭 다시 오라고 한다. 가게를 차린다는 건 큰 결심이다. 그 결심에 어울리는 준비는 좋은 자리를 찾는 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내 돈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미리 그려 보는 것이다.

※ 이 글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참고용 정보다. 창업과 상권 분석, 세금과 대출 조건은 업종과 개인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창업이나 계약 전에는 세무사와 해당 분야 전문가의 확인을 함께 거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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