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 사도 될까 부동산 막차에 흔들리기 전에

부동산을 직업으로 하다 보니 희한한 일이 하나 있다. 친구들이 개인 톡으로 연락을 해 온다. 그것도 한 해도 빠짐없이, 매년 같은 질문이다. 지금이 막차냐고, 막차라는데 타야 하는 거 아니냐고,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나는 그때마다 비슷하게 답한다. 막차라는 그 단어부터 머리에서 지우라고 한다. 매년 누군가는 지금이 막차라고 말한다. 작년에도 막차였고, 재작년에도 막차였다. 그 말에 떠밀려 움직이는 건 판단이 아니다. 도박에 가깝다.

친구들이 하필 나한테 묻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리는 비슷한 자리에서 같이 시작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누구는 작은 아파트에, 누구는 그보다 큰 집에 산다. 나는 불편을 견디며 좋은 입지로 한 단계씩 갈아타는 이른바 몸테크를 해서, 지금은 해운대 센텀시티에 자리를 잡았다. 물론 수십억 재력가에 비하면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아니다. 다만 직접 겪었고 그 일을 업으로 삼고 있으니, 적어도 묻는 친구에게 들려줄 말은 있다.

지금 집 사도 될까 부동산 막차에 흔들리기 전에 따질 것을 정리


서울은 대출 막혔는데 부산은 비규제지역

요즘 분위기를 이해하려면 작년에 나온 대출 규제부터 봐야 한다. 정부는 2025년 6월 27일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묶었다. 집을 사면 6개월 안에 들어가 살아야 하는 전입 의무도 붙였다. 서울에서 대출 받아 집 사려던 실수요자들이 잔금 단계에서 막혔다는 이야기가 이때부터 쏟아졌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사람이 헷갈린다. 이 규제는 수도권과 규제지역에 적용되는 것이다. 2026년 7월 현재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는 곳은 서울 강남, 서초, 송파, 용산 정도다. 부산은 2022년 9월에 조정대상지역이 모두 풀린 뒤로 비규제지역으로 남아 있다. 그러니 부산에서 집을 사는 실수요자는 그 6억 한도나 전입 의무를 똑같이 적용받지 않는다.

그렇다면 부산 사람은 마음 놓아도 되는가. 나는 오히려 반대로 본다. 규제가 비껴갔다는 사실이 사람을 더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서울은 막혀서 못 가는데 여기는 길이 열려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 길이 막차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막힌 곳을 피해 열린 곳으로 돈이 몰리는 그림은 늘 있어 왔다. 규제는 또 언제 바뀔지 모른다. 비규제라는 말만 믿고 계약부터 서두를 일이 아니다.

지금 집 사도 될까 막차와 급매에 흔들리기 전에

집은 우리 대부분에게 평생 가장 큰 목돈이 들어가는 일이다. 그런데 그 큰돈을 두고 막차라는 단어 하나에, 급매라는 단어 하나에 마음이 흔들린다. 나는 그 두 단어를 경계하라고 말하고 싶다.

막차라는 말은 지금 안 사면 영영 못 산다는 공포를 판다. 급매라는 말은 이건 싸니까 지금 잡아야 한다는 조급함을 판다. 둘 다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말이다. 그 말에 떠밀려 사는 건 내가 정한 게 아니다. 분위기가 정해 준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큰돈을 쓰면서, 그 결정을 남의 말과 기사 제목에 맡기는 셈이다. 그건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다.

한 가지 더 솔직하게 말하면, 그 단지 부동산 소장의 안목에만 기대는 것도 위험하다. 나도 부동산을 하는 사람이지만 그렇게 말한다. 소장은 그 단지를 팔아야 하는 사람이고, 손님은 평생을 살아야 하는 사람이다. 보는 자리가 다르다. 그러니 소장 말은 참고로 듣되, 마지막 진단은 본인이 내릴 줄 알아야 한다.

내 집 마련 시장보다 내 상황부터 보라

그래서 친구들이 물어 오면 나는 시장을 먼저 보라고 하지 않는다. 너 자신부터 들여다보라고 한다. 막차냐 아니냐는 그다음 문제다.

본인 케이스에 맞게 1부터 10까지 다 따져야 한다. 직장이 얼마나 안정적인지, 수입과 지출이 어떻게 흐르는지, 가족 계획은 어떤지, 부모님 봉양 같은 앞으로의 부담은 없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무리해도 내 삶이 흔들리지 않는지. 이 큰돈을 쓰는데 이 정도는 따져 볼 만하지 않은가. 같은 집이라도 누구에게는 디딤돌이 되고 누구에게는 족쇄가 된다. 그 차이는 시장이 아닌 본인 상황에서 갈린다.

얼마 전에도 한 친구가 지금이라도 풀대출을 받아 해운대에 입성해도 되겠냐고 물어 왔다. 나는 나 자신에게 말하듯 답했다. 안전장치를 걸 여건이 안 되면 절대 하지 말라고. 최악의 경우를 먼저 떠올려 보라고 했다. 풀대출로 들어간 집에 본인과 가족이 사정이 생겨 살지 못하게 되고, 그래서 전세나 월세를 놓아야 하는데 세입자마저 구해지지 않는 상황이다. 거기까지 버틸 여력이 없다면, 그 집은 자산이 되기는커녕 모든 걸 잃게 만드는 덫이 될 수 있다. 나는 그렇게 무너지는 손님을 현장에서 너무 많이 봤다.

이렇게 따져 보고 나면 막차라는 말이 다르게 들린다. 내 상황이 받쳐 주면 남들이 막차라 부르든 말든 사면 되는 거고, 내 상황이 아니면 모두가 막차라 외쳐도 안 타면 되는 거다. 기준이 시장에서 내 안으로 옮겨 오는 순간, 더 이상 휩쓸리지 않는다.

나는 친구들에게 늘 같은 말로 마무리한다. 막차도 급매도 잊어라. 기사도 옆집 말도 잠시 내려놓아라. 대신 네 통장과 네 삶을 펼쳐 놓고 천천히 따져 봐라. 그게 인생에서 가장 큰돈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 이 글은 현장 경험과 2026년 7월 기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한 참고용 정보다. 규제지역 지정과 대출 규제는 수시로 바뀌므로, 실제 계약 전에는 해당 시점의 정부 발표와 금융기관, 전문가 확인을 함께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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