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큰돈을, 나는 유튜브만 보고 넣었다

유튜브 영상으로 집을 사다

이사 온 지 1년이 채 안 됐을 때였다. 단지 상가에 그렇게 많던 부동산 사무소들이 하나둘 문을 닫더니, 어느 순간 거의 다 빠져나가 있었다. 그리고 호가는 슬금슬금 내려갔다. 그제야 알았다. 나는 당했다.

정확히는, 아무도 나를 속이지 않았다. 내가 나를 속였다.

부동산을 처음 고민하기 시작했을 때, 내가 한 공부라고는 유튜브와 네이버가 전부였다. 영상 몇 개를 보고, 댓글 분위기를 읽고, 그게 다였다. 따지지 않았다. 그냥 따라갔다. 다들 좋다고 하니까 좋은 거겠지, 했다.

그렇게 부산 북구의 한 신축 아파트를 샀다. 여론도 들썩였고, 동네 분위기도 "여기는 오른다"는 쪽이었다. 일생에서 가장 큰돈을 넣는 일이었는데, 나는 설렘만 가득했다. 새 아파트, 새 동네. 좋기만 했다.

지금 와서 보면 신호는 처음부터 있었다. 입주 무렵 단지 상가는 부동산 사무소로 가득 차 있었다. 그때는 그게 "활발하다"는 뜻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단기 차익을 노린 돈이 먼저 몰렸다가, 차익이 안 보이자 제일 먼저 발을 빼는 게 그 사무소들이었다. 부동산이 들어차는 속도가 아니라, 부동산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그 단지의 진짜 체온이었다. 나는 그걸 1년이 다 돼서야 읽었다.

화가 난 건 떨어진 가격이 아니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큰돈을 쓰는 결정을, 남의 영상과 방송만 보고 내렸다는 사실이었다. 주식이라면 그렇게 안 했을 거다. 그런데 부동산은 왠지 쉬워 보였다. 다들 하니까. 다들 오른다니까. 부동산을 너무 쉽게 봤다.

그날 이후로 나는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책이나 영상으로가 아니라, 몸으로.

중개보조원으로 들어갔다. 부동산이라는 곳이 안에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손님이 들어오고 나가는 게 어떤 리듬인지, '여론'이라는 게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직접 봤다. 밖에서 영상으로 보던 부동산과, 안에서 전화를 받는 부동산은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그러다 자격증을 땄고, 계약과 분쟁과 거래의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그 과정을 통째로 지나고 나서야, 지금은 부산에서 그래도 이름 있는 지역의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이 모든 걸 겪고 내가 내린 결론은 이거다. 부동산에 고수는 없다.

우리나라 돈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에 몰려 있다. 그런데 정작 이 시장을 매번 맞히는 고수를, 나는 본 적이 없다. 주식과 똑같다. 부동산도 결국 하나의 시장이고, 시장은 아무도 이기지 못한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건, 자료를 미친 듯이 찾아보고, 직접 겪어 보고, 주위를 둘러보고, 정부 발표가 과거부터 어떻게 흘러왔는지, 그게 정치와 어떻게 엮여 왔는지를 긴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서, 본인만의 뼈대를 세우는 것뿐이다. 남이 만들어 준 뼈대로는 안 된다. 그 뼈대는 시장이 흔들리는 순간 제일 먼저 무너진다.

나는 지금도 고수가 아니다. 다만, 유튜브 영상 몇 개로 인생 가장 큰돈을 넣던 그때의 나는 아니다. 그거면 됐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혹시 지금, 그때의 나처럼 단지 상가에 부동산이 가득 들어찬 걸 보며 설레고 있다면 — 딱 한 번만, 그 부동산들이 들어오는 속도가 아니라 빠져나가는 속도를 상상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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