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니며 부동산 일을 시작한 이유

월급만으로 부족해서 부동산일을 시작

회사를 다니고 있었지만, 월급 하나만 보고 살기에는 늘 빠듯했다.

월급날이 되면 잠깐 숨이 트였다. 그런데 며칠 지나면 다시 계산기를 두드렸다. 카드값, 생활비, 고정비를 빼고 나면 남는 돈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그때부터 이런 생각이 들었다.

회사 하나만 믿고 살아도 되는 걸까. 월급 하나만 보고 계속 버틸 수 있을까. 뭔가 다른 길을 하나는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렇게 부업을 찾기 시작했다. 거창한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은 아니었다. 퇴근 후나 주말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대학가 원룸 임대 시장을 보게 됐다.

대학교 근처 부동산에서 본 장면

대학교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이었다.

대학교 근처 부동산에 갔는데, 사무실 안에 학생들이 정말 많았다. 방을 보러 온 학생들, 부모님과 같이 온 신입생들, 계약서를 쓰려고 기다리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그 장면이 꽤 강하게 남았다.

나는 부동산 사무실이라고 하면 소장님 한 명이 앉아서 손님을 맞는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 현장은 달랐다.

소장님 한 명이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하는 구조가 아니었다. 옆에서 손님을 안내하고, 방을 보여주고, 필요한 내용을 정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들이 중개보조원이었다.

그때 처음 알았다. 부동산 사무실 안에서도 역할이 나뉘고, 현장은 생각보다 바쁘게 돌아간다는 걸.

나는 중개보조원으로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관심이 생겼다.

나도 저 일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회사 다니면서도 시간을 잘 쓰면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게 나는 부동산 일을 처음 시작했다. 처음부터 공인중개사로 시작한 건 아니었다. 중개보조원으로 시작했다.

물론 중개보조원은 할 수 있는 일과 하면 안 되는 일이 구분돼 있다. 계약의 핵심 설명이나 중개 행위는 공인중개사의 영역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소장님이 선을 정확히 알려줬다.

어디까지 도와도 되는지, 어떤 말은 하면 안 되는지, 계약과 관련된 중요한 설명은 누가 해야 하는지.

나는 그 안에서 움직였다. 손님을 만나고, 방을 보여주고, 매물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내용을 소장님에게 전달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기가 내 부동산 실무의 시작이었다.

원룸 하나에도 사람이 보였다

처음에는 단순하게 생각했다.

방 보여주고, 마음에 들면 계약하고, 아니면 다른 방 보여주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들어가 보니 전혀 달랐다.

같은 원룸 하나를 봐도 사람마다 보는 기준이 달랐다.

학생은 월세를 봤다. 부모님은 안전을 봤다. 임대인은 공실을 봤다. 건물주는 수익률을 봤다. 외국인 손님은 보증금과 계약 조건을 더 조심스럽게 봤다.

상가 건물주도 만났다. 원룸 건물주도 만났다. 자녀 방을 구하러 온 부모님도 만났다. 처음 자취를 시작하는 학생들도 만났다.

부동산은 매물만 보는 일이 아니었다.

사람을 보는 일이었다.

누군가는 최대한 싼 방을 찾고, 누군가는 조금 비싸도 안전한 방을 찾고, 누군가는 공실이 빨리 빠지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현장에 있으니 그게 보였다.

돈의 흐름도 가까이서 봤다

솔직히 말하면 수익도 쏠쏠했다.

임대차 계약이 성사되면 법정 기준 안에서 중개보수가 발생했다. 임대인 쪽에서도, 임차인 쪽에서도 중개보수가 생기는 구조를 현장에서 가까이 볼 수 있었다.

월급만 들어오던 계좌에 다른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때 느낌은 아직도 기억난다.

회사 밖에도 돈이 흐르는 길이 있구나. 내가 모르는 시장이 이렇게 가까이에 있었구나.

그 돈이 엄청난 돈이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내 입장에서는 분명히 의미 있는 돈이었다.

월급 외에 내가 발로 뛰어서 만든 돈. 사람을 만나고, 방을 보고, 현장을 다니며 만든 돈.

그 경험이 나에게는 꽤 컸다.

모르니까 더 뛰었다

처음부터 잘했던 건 아니다.

모르는 게 많았다. 부동산 용어도 낯설었고, 계약서도 어렵게 느껴졌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도 처음에는 잘 몰랐다.

그래서 더 많이 움직였다.

방을 보러 다녔다. 건물 위치를 외웠다. 주변 시세를 봤다. 학교와의 거리, 버스정류장, 편의점, 골목 분위기까지 직접 걸어봤다.

같은 월세라도 왜 어떤 방은 빨리 나가고, 어떤 방은 오래 남는지 봤다. 같은 건물이라도 층수, 방향, 채광, 관리 상태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됐다.

책으로만 보면 느리다. 현장에 나가면 바로 보인다.

손님 표정이 바뀌는 순간, 부모님이 질문을 많이 하는 방, 학생이 조용히 마음에 들어 하는 방, 건물주가 빨리 빼고 싶어 하는 방.

그런 것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때 부동산을 보는 눈이 생겼다

나는 그때부터 부동산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아파트 가격만 보는 게 부동산이 아니었다. 원룸 하나에도 시장이 있었고, 수요가 있었고, 돈의 흐름이 있었다.

대학가 원룸은 특히 그 흐름이 뚜렷했다.

개강 전에는 손님이 몰렸다. 좋은 방은 빨리 빠졌다. 조금 애매한 방은 끝까지 남았다. 임대인은 공실을 걱정했고, 학생은 월세를 걱정했고, 부모님은 안전을 걱정했다.

그 사이에서 부동산 사무실은 계속 움직였다.

나는 그 안에서 배웠다.

부동산은 서류만 보는 일이 아니다. 부동산은 가격만 보는 일도 아니다. 현장, 사람, 시기, 돈의 흐름을 같이 봐야 한다.

그때 배운 감각은 이후에 내가 집을 볼 때도 도움이 됐다.

단순히 네이버 호가만 보지 않게 됐다. 그 동네에 누가 사는지, 누가 들어오려 하는지, 왜 매물이 쌓이는지부터 보게 됐다.

내 부동산 실무는 그렇게 시작됐다

내 부동산 실무는 거창하게 시작되지 않았다.

회사 월급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현실에서 시작됐다. 부업을 찾다가 대학가 원룸 임대 시장을 봤고, 중개보조원으로 현장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손님을 만났고, 건물주를 만났고, 외국인 손님도 만났다. 좋은 매물과 애매한 매물이 어떻게 갈리는지도 봤다.

돈이 어디서 생기고, 왜 어떤 사람은 급하고, 왜 어떤 사람은 느긋한지도 봤다.

그때 확실히 느꼈다.

부동산은 책상 위에서만 배우면 반쪽이다. 현장에 가야 사람의 사정이 보이고, 돈의 흐름이 보이고, 매물의 진짜 온도가 보인다.

앞으로 이 블로그에는 그때 현장에서 배운 이야기를 하나씩 적어보려 한다.

전문가 흉내를 내고 싶은 건 아니다. 내가 직접 발로 뛰며 보고 배운 것들을 기록해두고 싶다.

누군가 부동산을 처음 공부한다면, 적어도 이런 현장 이야기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참고

이 글은 개인적인 부동산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기록입니다. 특정 투자나 부업을 권유하는 글이 아니며, 중개보조원과 공인중개사의 업무 범위는 관련 법령과 실제 현장 기준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