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공동명의를 하면 좋은 경우
내 집을 살 때 부부 공동명의로 했다.
당시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단순했다.
“부부 공동명의가 절세에 유리하다.”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
부동산 중개를 하는 사람인데도 내 집 명의를 정할 때 취득부터 보유, 나중에 매도할 때까지 숫자를 하나씩 넣어 비교한 것은 아니었다.
공동명의가 세금에 유리하다는 말을 듣고 우리 부부도 그렇게 결정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세금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다시 확인하다 보니 생각보다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
공동명의라는 네 글자를 정하는 것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이 있었다.
나는 공동명의가 무조건 절세라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단독명의와 공동명의를 놓고 복잡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내가 알고 있던 것은 공동명의를 하면 각자 지분을 가지게 되고 세금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는 정도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공동명의 쪽으로 마음이 갔다.
지금 다시 생각하면 나는 결과부터 정해놓고 이유를 나중에 찾아본 셈이다.
공동명의를 할지 말지를 결정하기 전에 우리 부부의 자금이 어떻게 들어가는지, 앞으로 이 집을 얼마나 보유할지, 다른 주택이 생길 가능성은 없는지까지 놓고 계산해본 것은 아니었다.
‘공동명의가 좋다’는 말이 먼저였고 우리 부부의 조건을 넣은 계산은 뒤였다.
나중에 보니 취득·보유·매도는 같은 세금 이야기가 아니었다
공동명의 관련 글을 찾아보면 절세라는 단어가 자주 나온다.
그런데 어떤 세금을 말하는지부터 나눠야 했다.
집을 살 때의 문제와 가지고 있을 때의 문제, 나중에 팔 때의 문제는 같은 계산이 아니었다.
한쪽에서 유리하게 보이는 구조가 다른 단계에서도 그대로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공동명의와 단독명의 중 어느 쪽의 세금이 더 적다고 계산하지 않겠다.
주택 수와 가격, 보유기간, 실제 거주 여부, 부부가 가지고 있는 다른 재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명의를 정하기 전에 돈을 누가 냈는지도 봐야 했다
내가 나중에 가장 먼저 다시 보게 된 것은 명의보다 자금이었다.
집값을 실제로 누가 얼마나 부담하는지와 등기에 올라가는 지분은 같이 봐야 하는 문제였다.
부부 사이라고 해서 모든 자금을 세법에서도 아무 구분 없이 하나의 돈으로 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국세청 기준으로 배우자로부터 재산을 증여받는 경우에도 증여세 제도가 적용된다.
다만 거주자가 배우자로부터 증여받는 경우 증여재산공제는 10년간 합산해 6억원 한도가 있다.
이 숫자 하나만 보고 “6억원까지는 아무렇게나 지분을 정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자금 부담과 지분을 어떻게 정했는지는 각자의 사실관계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 다시 집을 산다면 나는 명의를 먼저 정하기보다 돈이 어디에서 들어오는지를 먼저 적어볼 것 같다.
종부세에도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 특례가 따로 있었다
보유세 부분도 내가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단순하지 않았다.
현재 종합부동산세법에는 부부가 공동으로 1주택을 소유한 일정한 경우 한 사람을 납세의무자로 보는 공동명의 1주택자 특례가 따로 있다.
다른 주택 보유 여부 등 적용조건도 있다.
이 제도가 있다는 것 자체가 내가 처음 생각했던 “공동명의면 그냥 이렇게 계산된다”는 방식이 너무 단순했다는 뜻이었다.
어느 방식이 실제로 유리한지는 그해의 주택가격과 보유상황, 부부의 조건을 놓고 다시 계산할 문제다.
공동명의라는 형태 자체가 절세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버튼은 아니었다.
공인중개사인데도 내 집에서는 계산을 뒤로 미뤘다
이 부분이 나에게는 조금 재미있었다.
나는 부동산 계약을 계속 하는 사람이다.
명의가 누구인지 보고 등기를 확인하고 계약서를 쓰는 것이 일이다.
그런데 내가 매수인이 되니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집을 고르고 자금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도 신경 쓸 게 많았다.
그 상황에서 “공동명의가 절세에 좋다”는 말은 꽤 편한 답처럼 들렸다.
나도 그 답을 먼저 선택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야 공동명의라는 결과보다 그 명의를 만드는 과정의 숫자가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걸 다시 보게 됐다.
그렇다고 내가 한 공동명의가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이 글을 “나는 공동명의를 해서 후회했다”는 이야기로 쓰려는 것은 아니다.
내가 당시 선택한 공동명의가 잘못됐다고 결론 내릴 근거도 없다.
반대로 다른 부부에게 공동명의를 하라고 권할 생각도 없다.
내 경험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결과가 아니라 순서였다.
공동명의를 먼저 결정하고 계산을 나중에 시작했다는 것.
지금 다시 한다면 순서를 반대로 할 것 같다.
지금 다시 집을 산다면 명의보다 먼저 우리 부부 숫자를 적는다
다시 집을 산다면 처음부터 “공동명의 할까, 단독명의 할까”라고 묻지는 않을 것 같다.
먼저 집값을 실제로 누가 얼마나 부담하는지부터 볼 것이다.
현재 우리 부부가 가지고 있는 주택이 있는지도 본다.
이 집에서 실제로 얼마나 살 생각인지, 오래 가지고 갈 것인지도 생각한다.
그다음 세금 판단이 필요한 부분은 그 시점의 국세청 기준과 세무전문가에게 확인할 것이다.
그 숫자를 다 펼쳐놓고 마지막에 명의를 정하는 편이 내가 처음 했던 방식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내가 공동명의에서 배운 건 절세방법이 아니었다
인터넷에서 공동명의를 검색하면 어느 쪽이 몇만원, 몇백만원 유리한지 계산한 글이 많이 나온다.
그 계산이 필요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직접 집을 사면서 남은 것은 조금 다른 내용이었다.
부동산 중개를 하는 나도 “공동명의가 절세에 좋다”는 한 문장부터 믿고 결정을 했다.
그리고 나중에 자금과 지분, 보유상황과 세금을 다시 보게 됐다.
그래서 지금은 공동명의가 유리한지를 먼저 묻지 않는다.
우리 부부의 숫자를 다 넣었을 때 어떤 명의가 맞는지를 먼저 계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내 집을 사고 나서 뒤늦게 배운 것은 그 순서였다.
※ 세금 관련 내용은 현재 국세청의 증여세 안내와 종합부동산세법상 공동명의 1주택자 특례를 기준으로 확인했다. 실제 세금은 주택 수, 가격, 자금 부담, 보유기간 등 개별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