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중개를 하는 내가 왜 동탄이며 기흥이며 구리 소식을 들여다보고 있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규제는 한자리에 머물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이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던 시절을 나는 현장에서 통째로 겪었다. 그때 유행처럼 번진 것이 갭투자였다. 솔직히 말하면 그 시절 갭투자를 한 사람들은 부를 이뤘다. 나 역시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몸테크로 그 길을 걸었다. 내가 직접 겪고 있으니 주변에서 문의가 쏟아졌다. 은행이며 법무사며 내가 중심이 되어 하나하나 붙들고 안내했다. 그렇게 몇 해를 보내며 배운 것이 하나 있다. 부동산 규제는 시도 때도 없이 바뀐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다른 지역 규제를 남의 일로 보지 않는다. 어딘가에 규제가 붙으면 그 흐름은 언제든 부산으로도 온다. 게다가 나는 서울에서 대학을 나와 수도권에 지인이 많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연락이 왔다. 오늘 이야기는 그 답변을 정리한 것이다.
동탄 기흥 구리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
이번 조치는 하나가 아니라 두 개다.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기 쉬운데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먼저 국토교통부가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이자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효력은 2026년 7월 1일부터다. 여기에 더해 경기도가 같은 세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이쪽은 7월 5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 1년 6개월간이다. 면적으로 보면 기흥구 81.64제곱킬로미터, 동탄구 55.52제곱킬로미터, 구리시 33.34제곱킬로미터로 총 170.5제곱킬로미터에 이른다.
왜 하필 이 세 곳이냐. 숫자를 보면 답이 나온다. 올해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동탄구는 11.38퍼센트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구리시가 7.87퍼센트, 기흥구가 6.21퍼센트였다. 반도체 호황에 대한 기대감과 광역급행철도 개통이 맞물렸고, 구리는 서울과 붙어 있는 입지가 값을 밀어 올렸다.
규제지역 대출은 LTV 40퍼센트로 줄어든다
규제지역이 되면 가장 먼저 대출이 조인다. 무주택자와 기존 집을 팔기로 한 1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이 70퍼센트에서 40퍼센트로 낮아진다. 집값의 절반도 못 빌린다는 뜻이다. 그리고 유주택자는 아예 0퍼센트다. 사실상 대출이 막힌다고 봐야 한다.
한도도 따로 걸린다. 시가 15억원 이하는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을 넘으면 2억원까지다. 여기에 요즘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한도를 더 줄이고 있다는 점까지 함께 봐야 한다. 그 이야기는 주담대 3억 축소와 잔금 문제에 따로 적어 두었다. 집값에 비율만 곱해서 대출액을 계산하면 실제 실행 금액과 크게 어긋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허가 대상은 아파트뿐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고 하면 그 지역 땅과 건물이 전부 묶이는 줄 아는 분들이 많다. 이번에는 다르다. 허가 대상은 건축법 시행령이 정한 아파트로 한정됐다. 다섯 개 층 이상인 공동주택을 말한다. 상가나 단독주택, 토지는 이번 허가 대상이 아니다.
다만 아파트는 사실상 거의 다 걸린다고 보면 된다. 주거지역 기준으로 6제곱미터를 넘는 아파트를 거래하려면 관할 시장이나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웬만한 아파트가 이 기준을 넘는다.
그리고 이건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허가 없이 계약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으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계약 자체가 효력을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
2년 실거주 의무가 갭투자를 막는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아파트를 사면 2년간 실제로 거주해야 한다. 이 한 줄이 갭투자의 문을 닫는다.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르는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금 세입자가 살고 있는 집을 사려 한다면, 그 임대차 계약이 언제 끝나는지와 내가 언제 들어갈 수 있는지가 허가 조건과 맞아떨어지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이걸 확인하지 않고 계약부터 하면 허가 단계에서 막힌다.
부산이 아직 비규제지역이라 갭투자가 열려 있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그 차이는 비규제지역 부산에서 갭투자하기 전에 봐야 할 것에 정리해 두었다.
계약금부터 보내면 위험하다
현장에서 가장 걱정되는 대목이 이것이다. 마음에 드는 집을 찾으면 일단 가계약금부터 쏘는 관행이 여전히 있다. 허가구역에서는 이게 위험하다.
허가가 나지 않으면 계약금이 자동으로 돌아온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런 특약이 없으면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니 돈을 보내기 전에 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계약은 성립하지 않으며 지급한 금액을 전액 반환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분명히 적어야 한다. 허가 신청에 서로 협조할 의무, 서류 제출 기한, 허가가 난 뒤의 잔금 일정까지 함께 넣어 두면 더 안전하다.
집을 고르기 전에 이것부터 본다
순서가 바뀌어야 한다. 예전에는 집을 고르고 나서 자금을 맞췄다. 이제는 반대다.
먼저 그 아파트가 허가 대상인지 확인한다. 그다음 2년 실거주가 가능한지, 지금 세입자의 계약이 언제 끝나는지 맞춰 본다. 이어서 규제지역 기준으로 내가 실제로 받을 수 있는 대출이 얼마인지 은행에서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허가가 거절되거나 늦어질 경우를 대비한 반환 조건을 계약서에 남긴다.
규제가 생겼다고 실수요자가 집을 못 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순서를 지키지 않으면 돈이 묶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고 싶다. 지금 이 글을 남의 동네 이야기로 읽고 있다면, 나는 그러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고, 그러다 부산이 규제지역이 됐다.
※ 이 글은 2026년 7월 기준 국토교통부와 경기도의 공식 발표를 바탕으로 정리한 참고용 자료다. 세부 허가 요건과 대출, 세금 적용은 계약일과 주택 수, 개인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금융기관, 전문가에게 최종 확인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