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만기를 앞두고 집을 알아보기 시작하면, 예전보다 매물이 훨씬 줄었다는 것을 금방 체감하게 됩니다. 현장에서도 만기가 다가온 분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 월세로 갈아타야 하느냐, 이참에 사야 하느냐입니다. 막막함은 대개 전세가 왜 이렇게 귀해졌는지를 모르는 데서 옵니다. 원인부터 알면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가 보입니다. 만기 다섯 달 전쯤부터 순서대로 준비하면 쫓기지 않고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전세 매물 부족 원인 네 가지
전세 공급에 영향을 주는 제도는 지역과 거래 조건에 따라 다릅니다. 2025년 6·27 대책으로 수도권·규제지역에서 해당 주택구입 목적 대출을 받으면 전입 의무가 붙었지만, 전국의 모든 매수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이용 의무도 허가 대상과 예외를 확인해야 합니다. 기존 세입자의 갱신과 임대인의 월세 전환도 매물에 영향을 주므로, 내가 이사할 지역의 실제 전세 물량과 최근 계약 조건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갱신청구권부터 확인하세요
새 집을 보러 다니기 전에 지금 사는 집에서 쓸 수 있는 권리부터 챙기는 것이 순서입니다. 세입자에게는 한 번 쓸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이 있습니다. 집주인에게 실거주 같은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2년을 더 살 수 있고, 보증금 인상도 5% 안에서 막힙니다. 아직 쓰지 않았다면 이것이 가장 강력한 카드입니다. 행사 시점도 중요합니다.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갱신 의사를 집주인에게 밝혀야 합니다. 이미 갱신권을 한 번 썼다면 이 카드는 남지 않으므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 이사를 준비해야 합니다.
전세 보증금 반환과 만기 통보
이사를 해야 한다면 가장 먼저 챙길 것은 지금 보증금이 만기에 제때 돌아오는지입니다. 다음 세입자가 들어와야 빼 주겠다는 집주인이 적지 않은데, 그러면 이사 일정이 거기에 묶입니다. 만기에 나갈 예정이라면 늦어도 만기 2개월 전까지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가 집주인에게 도달하도록 알리고, 받은 사실까지 확인할 수 있게 남겨 두십시오. 말로만 하면 기록이 남지 않으니, 날짜가 찍히는 문자나 메시지로 남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렇게 통보했는데도 집주인이 제때 돌려주지 않는다면 그때부터는 순서대로 밟을 절차가 있습니다. 그 순서는 전세보증금 안 돌려줄 때 이 순서로 받는다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다음에는 예산과 지역을 먼저 정해 두어야 합니다. 매물이 빨리 빠지기 때문에 보증금 한도와 원하는 지역, 방 개수를 미리 못 박아 두면 좋은 물건이 나왔을 때 바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깡통전세 예방을 위해 확인할 것
급하게 새 전세를 계약하기 전에는 보증금 회수 가능성을 먼저 확인하십시오. 등기부의 소유자와 계약 상대방, 근저당권·압류 등 권리관계를 보고, 다가구라면 다른 세입자의 보증금과 순위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임대인에게 확정일자 등 임대차 정보와 국세·지방세 납세증명 자료를 제시받거나 법에 정한 열람 동의를 받아 확인하십시오. 집값 대비 보증금이나 채무 비율은 경고 신호일 뿐, 70~80% 이하면 안전하다는 기준은 아닙니다. 시세가 하락하거나 경매에서 낮게 팔리는 경우도 계산해야 합니다.
반환보증은 신청 가능하다는 설명과 실제 보증 발급을 구분하고, 가입 기간과 보장 범위·이행 요건을 확인해야 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은 주택 인도와 전입신고를 모두 갖춘 다음 날부터 생기고, 우선변제권에는 확정일자도 필요합니다. 잔금 전 권리 변동을 다시 확인하고 입주·전입신고·확정일자를 지체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전세 월세 매매 재계약 선택 기준
전세·반전세·월세는 보증금 대출이자, 자기 돈이 묶이는 비용, 월세와 관리비를 같은 기간으로 놓고 비교해야 합니다. 보증금을 높이면 월세가 줄 수 있지만, 그만큼 반환받아야 할 돈도 커집니다. 낮은 보증금이라고 권리관계가 안전해지는 것도 아니므로 거주비와 보증금 회수 위험을 따로 보십시오.
매수는 은행이 제시한 실제 원리금 상환액에 취득세, 수리비와 보유비용까지 더해 비교해야 합니다. 대출이자가 월세보다 작다는 이유만으로 매수가 유리하다고 정할 수는 없습니다. 향후 이사 계획과 가격 하락 때 버틸 여력도 필요합니다.
지금 집에 더 사는 선택도 있습니다. 갱신요구권을 쓴 뒤 당사자가 합의해 새로 체결하는 계약인지, 묵시적 갱신인지 등에 따라 임대료 조건을 구분해야 합니다. 증액을 합의한다면 추가 보증금의 순위와 대출이자까지 확인하고, 중개보수·이사비·출퇴근 비용과 나란히 비교하십시오.
정리하면 핵심은 총비용으로 따지는 것입니다. 갱신권이 남아 있다면 지금 집에서 버티는 것이 1순위입니다. 갱신권을 이미 썼다면 반전세 재계약이나 증액 유지, 안전한 전세나 반전세로 이사, 매수까지 펼쳐 두고 비교하면 됩니다. 실제로 갱신권을 다 쓴 한 세입자는 남은 기간 전세를 알아보다가, 이사비와 중개보수, 출퇴근 시간과 잡비를 모두 더해 본 뒤 집주인이 요구한 1,000만 원 증액을 받아들이고 추가 대출로 그대로 머물렀습니다. 추가 대출 이자를 따져 봐도 이사에 드는 총비용보다 증액이 낫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만기가 다섯 달쯤 남았다면 이렇게 여러 선택지를 여유 있게 저울질할 수 있습니다. 가장 피해야 할 것은 매물이 귀하다는 말에 쫓겨 위험한 물건을 급하게 잡거나, 이사 총비용을 계산하지 않고 무작정 움직이는 일입니다.
※ 이 글은 2026년 기준 공개 자료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참고용 정보입니다. 대출 규제와 임대차 제도, 보증보험 가입 조건은 지역과 시기, 개별 물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계약 전에는 반드시 등기부등본과 해당 기관, 거래 은행에서 최종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