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안 팔고 버티면 괜찮을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후 대안확인 필요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났다는 말은 다주택자라면 다 들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팔려고 부동산에 내놨는데 거래가 안 된 사람, 가격을 낮춰도 매수자가 붙지 않은 사람, 이제 와 팔자니 세금이 무섭고 안 팔자니 대출과 세입자가 걸리는 사람. 지금 가장 답답한 건 이런 다주택자다.

다주택자를 무조건 나쁜 사람으로 볼 필요는 없다. 누군가는 주식 대신 집을 샀고, 누군가는 노후 준비로, 누군가는 월세 수입을 기대하고 집을 샀다. 다만 지금은 감으로 버티기 어려운 시장이다. 다주택자는 이제 집이 몇 채인지보다, 이 집을 계속 들고 있어도 되는 숫자인지를 먼저 봐야 한다.

양도세 중과 부활로 달라진 세율

2026년 5월 9일을 끝으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됐고, 5월 10일 양도분부터 조정대상지역 주택에는 중과세율이 다시 붙는다.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가산되고, 여기에 장기보유특별공제까지 배제된다. 지방소득세를 더하면 3주택 이상자의 최고 실효세율은 80%를 넘는 구간까지 올라간다. 같은 집이라도 유예 기간에 팔 때와 종료 후에 팔 때의 세금 차이가 수억 원씩 벌어지는 셈이다.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을 맺고 계약금 지급을 증빙한 경우에는 4개월에서 6개월의 조건부 유예가 인정된다. 강남·서초·송파·용산은 4개월, 그 밖의 조정대상지역은 6개월 안에 잔금과 등기를 마쳐야 한다. 그러나 이 글이 말하려는 사람은 그 계약조차 못 한, 내놨지만 안 팔린 다주택자다. 그들에게는 이제 중과가 그대로 적용되는 구간이 시작됐다.

집 내놨지만 안 팔렸다면 따질 것

가장 답답한 쪽은 팔려고 했는데 못 판 다주택자다. 유예 기간 안에 정리하려고 매물도 내놨고 가격도 조정했는데 거래가 안 됐다. 마음은 억울하지만 세금은 마음을 봐주지 않는다. 매물로 내놨다는 사실보다 실제 계약이 됐는지, 계약금이 오갔는지, 잔금이 언제 치러졌는지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후회가 아니다. 다시 계산하는 일이다. 이 집을 지금 팔면 세금이 얼마인지, 계속 들고 가면 이자와 보유세가 얼마인지, 세입자 만기에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는지, 월세로 돌리면 현금흐름이 나오는지를 집마다 따로 봐야 한다. 다주택자는 이제 전체 재산을 합산해서 보던 시야를 좁혀, 집 한 채 한 채가 돈을 벌어주는지 잡아먹는지를 봐야 한다.

다주택자 안 팔고 버티기 가능한 조건

안 팔고 버티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버티려면 조건이 맞아야 한다. 대출 만기가 버텨주고, 월세나 임대수익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있고, 세입자 보증금 반환 계획이 있고, 공실이 나도 몇 달 버틸 현금이 있고, 나중에 팔 때 세금까지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조건이 없이 그냥 들고 가는 건 전략이 아니다. 떠밀리는 것이다.

정책은 바뀔 수 있고 시장은 다시 좋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대출 만기일과 세입자 만기일은 기대와 무관하게 실제 날짜로 다가온다. 집값이 오를 거라는 기대만으로 버티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

주담대 만기연장과 임대료 5% 상한

버티기로 마음먹은 다주택자가 특히 챙겨야 할 두 가지가 대출과 임대료다. 먼저 대출이다. 예전에는 만기가 돌아오면 연장하면 된다고 여긴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은 만기연장이 원칙적으로 막혔다. 세입자가 있는 경우 등 일부는 임대차계약 종료일까지 예외로 열어 두지만, 만기가 곧 연장이라는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다음은 임대료다. 안 팔고 버티면 자연히 전세금이나 월세를 올려 이자를 메우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계약갱신 상황에서 임대료 증액은 약정 금액의 5%를 넘지 못하고, 한 번 올리면 1년 안에 다시 올리지도 못한다. 전세금이 5억 원이면 5%는 2,500만 원인데, 이건 자동으로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 넘지 못하는 상한선일 뿐이다. 세입자가 받아들여야 하고 주변 시세도 맞아야 한다. 무리하게 전세금을 올리면 세입자가 나가고, 월세를 높게 부르면 공실이 생긴다. 공실이 나면 이자와 관리비, 수리비를 임대인이 그대로 떠안는다. 다주택자에게 가장 무서운 건 세금만이 아니다. 현금흐름이 막히는 것이다.

세금 대출 임대차 체크리스트

지금 다주택자가 할 일은 전망을 맞히는 게 아니다. 집마다 표를 만드는 일이다. 우선 그 집이 조정대상지역인지 확인한다. 지금 팔면 양도세가 얼마인지 세무사에게 계산받는다. 대출 잔액과 만기일을 적는다. 세입자 계약 만기일과 보증금 반환 가능성을 본다. 월세 전환 시 이자와 보유세를 감당할 수 있는지 따진다. 공실 가능성과 수리비를 더해 본다. 그리고 끝까지 가져갈 집과 정리할 집을 나눈다.

다주택자는 무조건 팔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버텨야 하는 것도 아니다. 입지가 좋고 대출 부담이 낮고 임대수익이 안정적이고 세입자 리스크가 작은 집은 버틸 만하다. 반대로 대출이 무겁고 공실 위험이 크고 세금 탓에 매도도 어려운 집은 정리 후보가 된다. 팔 집은 팔고, 버틸 집은 버티고, 월세로 돌릴 집은 돌린다. 그 순서를 정하지 못하면 집이 자산이 되지 못하고 부담이 된다.

현장에서 상담하다 보면 같은 다주택자라도 어떤 집은 버티는 게 맞고 어떤 집은 정리가 맞다. 다주택자는 집을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이제 숫자를 관리해야 하는 사람이다. 세금과 대출과 임대차를 따로 보지 말고 같이 놓고 봐야 한다. 지금 필요한 건 정권이 바뀌면 풀리겠지 하는 기대도, 막연한 공포도 아니다. 집마다의 정확한 계산이다. 그리고 그 계산은 돈이 조금 들더라도 세무사 두세 명에게 따로 조언을 들어 보는 게 좋다. 같은 집을 두고도 세무사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답만 듣고 움직이기에는 양도세가 너무 크다. 답을 정하는 건 가진 채수가 아니다. 숫자다.

※ 이 글은 2026년 6월 기준 공개 자료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참고용 정보다. 양도세 중과와 조정대상지역 지정, 대출 규제와 임대차 기준은 시기와 개별 물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매도나 보유 결정 전에는 반드시 세무사와 거래 은행, 국세청 홈택스에서 최종 확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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