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신고 안 되는 상가 가계약금은 돌려받을까

대로변 코너에 자리한 신축 상가였다. 지하철역이 바로 앞이었고 주변에는 중대형 병원도 있었다. 약 20평에 보증금 5천만원, 월세 250만원이었다. 신축 첫 입점이라 권리금도 없었다.

돈가스 프랜차이즈 매장을 찾던 손님도 그 자리를 마음에 들어 했다. 유동인구, 가시성, 접근성만 보면 누구나 탐낼 만한 상가였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

같은 상가를 내놓은 부동산마다 가능한 업종에 대한 설명이 달랐다. 어떤 곳은 사무실만 가능하다고 했고, 다른 곳은 모든 업종이 가능하다고 했다. 카페 정도만 가능하다는 부동산도 있었다.

같은 호실을 두고 설명이 세 가지로 갈린다면 상가 가계약금부터 보내서는 안 된다.

상가 가계약금 보내기 전 업종 도시가스 영업신고 확인을 강조한 부동산 현장 노트 썸네일

부동산마다 가능한 업종이 달랐던 신축 코너 상가

바로 옆 호실에서는 이미 카페가 영업하고 있었다. 손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었다.

옆에서 카페도 하는데 돈가스집이라고 안 될 이유가 있을까.

하지만 옆 가게에서 영업하고 있다는 사실은 빈 호실에서도 같은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는 증거가 아니다. 같은 건물 안에서도 호실에 따라 가스·전기·배수·덕트 연결 상태가 다를 수 있다.

나는 등기사항증명서와 건축물대장부터 확인하고, 해당 상가를 맡은 부동산들을 직접 돌며 업종과 시설 상태를 다시 물었다.

그 과정에서 해당 호실에는 도시가스가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도시가스를 새로 연결하려면 단순한 내부 공사로 끝나지 않고 상당한 공사와 비용이 필요할 수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도시가스가 없다고 일반음식점 영업신고가 무조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전기 조리기구나 다른 연료를 사용하는 음식점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검토하던 곳은 돈가스 프랜차이즈 매장이었다. 본사가 요구하는 조리설비를 설치할 수 있는지, 전력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 가스 공사를 한다면 임대인이 동의하는지, 공사비는 누가 부담하는지가 하나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좋은 자리는 맞았지만 우리 손님이 바로 음식점을 열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

나는 손님에게 확인한 내용을 설명했고 결국 그 상가는 포기했다.

상권과 매출 계산은 이전에 작성한 상가 프랜차이즈 창업 전에 따질 것에서 다뤘다. 이번 사례는 그보다 앞선 문제다. 수익을 계산하기 전에 그 호실에서 실제로 원하는 장사를 시작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도시가스가 없다는 사실보다 더 위험했던 것

이 사례에서 더 위험했던 것은 도시가스 자체가 아니었다. 임대인에게 상가를 의뢰받은 부동산들조차 정확한 시설 상태와 가능한 업종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건축물대장에서 일반음식점이 가능한 용도인지 확인하는 것과 실제 영업에 필요한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건축물대장에서는 해당 건축물의 용도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서류만으로 개별 호실에 도시가스가 연결되어 있는지, 필요한 전력 증설이 가능한지, 덕트를 외벽이나 공용부분으로 뺄 수 있는지까지 모두 알 수는 없다.

옆 호실에 카페가 있다는 사실도 마찬가지다. 카페와 돈가스집은 필요한 조리시설과 환기설비가 다를 수 있다. 이전에 음식점이 있었더라도 새로 들어갈 업종의 시설기준과 프랜차이즈 본사 기준이 같다는 보장도 없다.

법제처의 찾기쉬운 생활법령도 점포를 계약하기 전에 건축물대장을 통해 희망 업종에 적합한지 확인하고, 업종과 관련한 조건을 임대인과 협의해 계약서에 기재하도록 안내한다.

공인중개사법상 비주거용 건축물의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도 수도·전기·가스·소방·배수 등 시설물 상태를 확인하는 항목이 있다.

“음식점 가능”이라는 말은 행정기관의 확인도 아니고 필요한 시설이 모두 갖춰졌다는 보증도 아니다.

그래서 가계약금을 보내기 전에는 최소한 네 곳에 확인해야 한다. 관할 구청에는 해당 호실에서 원하는 업종의 영업신고가 실제로 가능한지 묻고, 도시가스 공급업체에는 그 호실의 연결 여부와 추가 공사 가능성을 확인한다. 임대인과 관리주체에게는 덕트와 외벽, 공용부분 사용, 시설공사 동의 여부를 확인하고, 프랜차이즈 본사에는 전력과 가스, 배수, 조리설비의 필수 기준을 확인한다.

영업신고가 막히면 누구 책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영업신고가 안 나왔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자가 자동으로 정해지지는 않는다. 왜 영업신고가 막혔는지, 누가 어떤 설명을 했는지, 가계약금을 어떤 조건으로 보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임대인 책임을 검토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임대인이 임차인의 음식점 영업 목적을 알고 있었고, 건축물의 이용 제한이나 시설 설치 불가 사실을 알고도 알리지 않았거나 음식점 운영이 가능하다고 명확하게 약속했다면 책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다만 실제 책임 여부는 계약 내용과 증거에 따라 달라진다.

중개사 책임이 문제 되는 경우도 있다. 중개사는 중개대상물의 용도와 이용 제한, 가스 등 시설 상태를 성실하고 정확하게 확인·설명해야 한다.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모든 업종이 가능하다고 단정했고 그 과실로 손해가 발생했다면 손해배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 중개사가 모든 영업신고 결과를 보증하는 사람은 아니다. 임차인이 하려는 세부 업종의 시설기준과 개인적인 신고 요건까지 모두 대신 책임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임차인이 직접 확인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만의 설비기준, 영업자의 교육·건강진단·신고서류, 개인 자격 문제는 임차인이 확인해야 할 영역에 가깝다. 일반음식점 신고는 가능하지만 특정 프랜차이즈의 설비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구분해야 한다.

가계약금이라는 이름만으로 무조건 돌려받거나 무조건 포기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대법원도 가계약금을 해약금으로 보기 위해서는 정식 계약 전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배액을 반환하기로 했다는 약정이 명백하게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나중에 다른 중개업소에서 이 호실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보다 먼저 음식점 자리로 검토한 손님이 임대인 계좌로 가계약금 100만원을 보냈지만, 이후 영업신고가 어렵다는 설명을 듣고 계약을 진행하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가계약금 전액이 바로 반환되지는 않았고, 해당 손님과 중개업소가 협의해 부담을 나눴다고 들었다. 중개업소는 중개보수 없이 다른 자리를 다시 찾아줬다고 했다.

나는 그 분쟁의 당사자가 아니고 계약 당시의 문자나 합의 내용도 보지 못했다. 따라서 법적으로 누가 반드시 책임져야 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확인해야 할 순서가 뒤바뀌면 임차인뿐 아니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중개사도 함께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가계약금을 보내기 전에 남겨 둔 한 문장

상가 가계약금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직접 만나기도 전에 송금되는 경우가 많다. 중개사가 보증금과 월세, 업종을 전달하고 임대인 계좌를 받아 임차인에게 보내는 방식이다.

따라서 본계약서에 특약을 넣겠다고 기다리지 말고, 가계약금을 보내기 전부터 반환 조건을 문자로 남겨야 한다. 나는 이런 문구를 남긴다.

“본 가계약은 해당 호실에서 일반음식점인 돈가스 전문점의 영업신고와 영업에 필요한 시설 설치가 가능한 것을 조건으로 합니다. 본계약 전 관할 행정기관, 가스 공급업체, 관리주체 및 임대인 확인 결과 건축물 용도, 이용 제한, 공용부분 사용 제한 또는 임대인의 시설 설치 미동의 등 목적물 측 사유로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가계약금은 전액 반환합니다. 도시가스·전력·덕트·배수시설의 설치 가능 여부와 비용 부담은 본계약 전 별도로 협의합니다.”

이 문구가 모든 분쟁을 자동으로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실제 업종과 건물 상황에 맞게 범위를 수정하고, 임대인이 이 조건에 동의했다는 답변까지 받아둬야 한다.

가계약금을 보내기 전에는 관련 자료를 함께 보관해 두는 것이 좋다. 입금 전후에 오간 문자와 카카오톡, 임대인이나 중개사가 업종 가능 여부를 설명한 내용, 건축물대장과 등기사항증명서, 관할 구청에 문의한 담당 부서와 답변 내용, 도시가스와 전력과 덕트와 배수 확인 결과, 프랜차이즈 본사의 필수 시설 기준을 모아두면 나중에 다툼이 생겼을 때 근거가 된다.

계약이 깨진 뒤 중개보수까지 문제가 됐다면 계약이 깨졌는데 복비를 내야 하나도 함께 참고할 수 있다.

그 상가는 사무실이나 다른 업종에는 좋은 자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 손님이 돈가스집을 열기에는 확인되지 않은 공사와 비용이 너무 많았다.

상가는 돈을 넣고 확인하는 물건이 아니다. 업종과 시설을 확인하고 반환 조건을 남긴 뒤 돈을 넣어야 한다.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만이 중개사의 일은 아니다. 해서는 안 되는 계약을 계약 전에 멈추는 것도 중개사의 일이다.

이 글에서 참고한 공식 자료는 다음과 같다.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 - 음식점 점포 계약 전 확인사항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 - 개업공인중개사의 책임과 설명의무

대한민국 법원 - 임대차 가계약금 반환 관련 대법원 판결

※ 이 글은 실제 상가 중개 경험과 일반적인 법률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가계약금 반환과 손해배상 책임은 계약 당시 합의 내용, 영업신고가 막힌 원인, 문자와 녹취 등 구체적인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동산 노트

부산에서 일하는 7년 차 공인중개사입니다. 임대차 계약과 보증금 상담을 주로 하며 네이버 지식iN과 엑스퍼트에서도 답변합니다. 계약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현장 경험에 맞춰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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