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보수 30만원 계약에 내 돈 200만원을 넣었다, 한 달 뒤 돌려받았다

제목: 중개보수 30만원 계약에 내 돈 200만원을 넣었다, 한 달 뒤 돌려받았다

나는 중개보수 30만원이 생기는 계약에 내 돈 200만원을 넣었다.

지금 숫자만 다시 놓고 보면 계산이 이상하다.

손님에게 부족한 보증금 200만원을 빌려줬기 때문이다.

그때는 손님 사정도 딱했고 계약도 진행하고 싶었다. 설마 내 돈을 떼먹겠느냐는 생각도 있었다.

손님은 결국 한 달 뒤 200만원을 모두 갚았다.

결과만 보면 아무 일도 없었던 계약이다.

그런데 돈을 빌려준 날부터 돌려받기 전까지 나는 거의 매일 그 200만원을 생각했다.

수수료 30만원을 받는 계약에서 손님에게 보증금 200만원을 빌려준 공인중개사 실제 경험

손님이 준비한 보증금은 100만원뿐이었다

그 손님은 배를 타는 사람이었다.

방을 구하면서 계약 자체는 진행하고 싶어 했는데 당장 준비할 수 있는 보증금이 100만원 정도뿐이었다.

계약을 진행하려면 돈이 더 필요했다.

부족한 금액이 200만원이었다.

여기서 원래 내가 할 일은 단순했다.

임대인에게 보증금 조건을 다시 협의해보거나, 손님이 가진 돈으로 가능한 다른 방을 찾거나, 자금이 준비된 다음 계약하도록 안내하면 됐다.

그런데 그때 나는 다른 선택을 했다.

내 돈 200만원을 손님에게 빌려줬다.

중개보수는 약 30만원이었다.

그러니까 30만원짜리 중개를 하면서 그보다 훨씬 큰 내 돈 200만원이 계약 안으로 들어간 셈이었다.

돈을 빌려줄 때보다 빌려준 뒤가 문제였다

200만원을 빌려줄 때는 크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손님이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나중에 갚겠다고 했으니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돈이 내 손에서 나간 뒤부터 생각이 달라졌다.

연락이 바로 안 되면 괜히 신경이 쓰였다.

배를 타는 직업이다 보니 내가 원하는 순간에 언제든 얼굴을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도 아니었다.

계약은 끝났는데 내 입장에서는 다른 일이 하나 남아 있었다.

중개보수를 받는 관계가 끝난 뒤에도 나는 그 손님에게 200만원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됐다.

그제야 중개사와 손님 사이에 돈을 직접 빌려주고받는 일이 왜 피곤한지 체감했다.

중개사에서 갑자기 돈 받을 사람이 됐다

중개할 때는 손님과 임대인 사이에서 조건을 맞춘다.

누구 한쪽의 이해관계에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고 계약이 제대로 진행되도록 확인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그런데 내 돈 200만원이 들어가면서 관계가 달라졌다.

나는 더 이상 그 계약에서 중개보수만 받을 사람이 아니었다.

손님에게 개인적으로 돈도 받아야 했다.

만약 계약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나도 완전히 편한 위치는 아니었을 것이다.

내가 빌려준 돈을 회수해야 한다는 생각과 계약을 중개하는 판단이 섞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돈을 빌려주고 나니 이런 관계 자체가 불편했다.

공인중개사가 손님에게 돈을 빌려주면 불법일까

이 경험을 다시 정리하면서 현행 공인중개사법도 확인했다.

공인중개사법 제33조는 개업공인중개사의 여러 금지행위를 정하고 있고, 그중에는 중개의뢰인과 직접 거래하는 행위도 들어 있다.

다만 국토교통부의 법령해석을 보면 여기에서 말하는 직접거래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자신이 중개를 의뢰받은 부동산의 매매·교환·임대차 같은 거래에서 직접 상대방이 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 글의 경험을 근거로 “공인중개사가 손님에게 돈을 한 번 빌려주면 공인중개사법 위반이다”라고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반대로 법에서 바로 금지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해서 이런 방식을 권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중개사와 거래당사자 사이에 별도의 금전관계가 생기면 계약과 개인적인 채권관계가 섞이기 때문이다.

또 현행 대부업법은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계속적·반복적으로 금전을 빌려주는 것을 대부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한 번 있었던 내 경험과 반복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영업은 같은 이야기로 볼 수 없다.

한 달 뒤 200만원이 들어왔다

다행히 이 손님은 약속한 돈을 갚았다.

내가 200만원을 빌려준 지 약 한 달 정도 지난 뒤였다.

돈을 돌려받고 나니 계약도, 개인적으로 빌려준 돈도 모두 끝났다.

손해도 없었다.

그러니까 결과만 놓고 보면 내가 사람을 잘 봤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이 일을 그렇게 기억하지 않는다.

200만원을 돌려받았기 때문에 괜찮았던 것이지, 처음부터 위험이 없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손님이 갚지 않았다면 중개보수 30만원을 받으려다가 그것보다 훨씬 큰 돈을 돌려받기 위해 계속 연락해야 했을 것이다.

지금 다시 보면 30만원과 200만원의 크기가 다르게 보인다

그때는 계약을 성사시키는 흐름 안에서 200만원을 봤다.

손님에게 200만원만 있으면 계약을 진행할 수 있었고, 나 역시 중개를 끝낼 수 있었다.

그래서 순간적으로는 해결책처럼 보였다.

그런데 계약이 끝나고 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중개보수 30만원은 이미 받은 돈이고, 200만원은 앞으로 돌려받아야 하는 내 돈이었다.

손님 사정을 도와주는 것과 내 돈을 거래 안에 넣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이 사건 이후 내가 가장 크게 느낀 것도 그 차이다.

중개사가 할 수 있는 도움은 많다.

임대인에게 보증금이나 월세를 조정해달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고, 손님의 예산에 맞는 다른 방을 다시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개사 자신의 돈까지 넣어서 계약을 완성하는 순간에는 한 번 더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나는 중개를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이제 이 손님에게 돈까지 받아야 하는 사람이 되는 건지.

내 경우에는 200만원을 한 달 만에 모두 돌려받았다.

그래도 이상하게 중개보수 30만원보다 그 한 달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부동산 노트

부산에서 일하는 7년 차 공인중개사입니다. 임대차 계약과 보증금 상담을 주로 하며 네이버 지식iN과 엑스퍼트에서도 답변합니다. 계약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를 현장 경험에 맞춰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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