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식에게 집을 판다. 남에게 팔 때보다 조금 싸게 넘긴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에게 도움을 주면서 매매 형식도 갖춘 합리적인 방법처럼 보인다.
그런데 가족 간 부동산 거래에서는 싸게 팔았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이 줄지 않는다. 집을 판 부모에게는 양도소득세가, 시세보다 싸게 산 자녀에게는 증여세가 생길 수 있고 취득세도 따로 확인해야 한다.
상담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이것이다.
“시세보다 몇 퍼센트까지 싸게 팔아도 괜찮습니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족 간 저가매매에는 하나의 안전한 할인율이 없다. 양도세에서 보는 5퍼센트와 증여세에서 보는 30퍼센트는 적용되는 사람도, 계산 목적도 다르다. 시가 8억 원인 집을 7억 6천만 원에 팔아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부터 보자.
가족 간 저가매매는 계약서보다 시가와 돈의 흐름을 본다
부모와 자녀는 세법상 특수관계인에 해당한다. 특수관계인끼리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해 세금 부담을 부당하게 줄였다고 판단되면 신고한 거래가격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
양도소득세에서는 이를 부당행위계산부인이라고 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집을 지나치게 싸게 팔면 실제로 받은 매매대금이 아니라 시가를 기준으로 부모의 양도세를 다시 계산할 수 있다.
자녀 쪽에서는 또 다른 계산이 시작된다. 시가보다 싸게 집을 샀다면 그 차액 중 일정 금액을 부모에게 증여받은 경제적 이익으로 볼 수 있다.
가족끼리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고 거래가 자동으로 매매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다. 자녀가 대금을 실제로 지급했는지, 그 돈을 마련할 소득이나 재산이 있었는지, 부모가 받은 돈을 다시 자녀에게 돌려주지는 않았는지까지 확인될 수 있다.
현장에서 반복해서 느끼는 점이 있다. 남에게 파는 거래보다 가족에게 파는 거래가 오히려 더 많은 증빙을 필요로 한다. 가족이기 때문에 돈의 흐름을 더 분명하게 남겨야 한다.
저가매매와 다운계약도 구분해야 한다. 실제로 5억 원에 거래하고 그 돈을 지급한 뒤 5억 원으로 신고하는 것은 저가매매다. 반면 실제로는 더 많은 돈을 주고받았는데 계약서와 실거래 신고금액만 낮춰 적는 것은 다운계약이다. 실제 금액과 계약서 금액을 다르게 적었을 때 생기는 위험은 부동산 다운계약이 위험한 이유에서 따로 정리했다.
시가 8억 원인 집을 5억 원에 팔면 어떻게 될까
시가 8억 원인 집을 아버지가 성년 아들에게 5억 원에 팔았다고 해보자. 시가와 거래가격의 차이는 3억 원이다.
먼저 아버지의 양도소득세를 본다. 특수관계인에게 시가보다 낮게 자산을 양도한 경우, 시가와 거래가격의 차이가 3억 원 이상이거나 시가의 5퍼센트 이상이면 부당행위계산부인이 적용될 수 있다. 둘 중 하나만 해당해도 판단 대상이다.
시가 8억 원의 5퍼센트는 4천만 원이다. 실제 차액은 3억 원이므로 두 기준을 모두 넘는다. 이 경우 신고한 5억 원이 아니라 시가인 8억 원을 양도가액으로 보아 양도세를 다시 계산할 수 있다. 신고 내용에 따라 추가 세액과 가산세도 생길 수 있다.
이번에는 아들의 증여세를 본다. 특수관계인에게 재산을 시가보다 싸게 산 경우 증여세 계산에 사용하는 기준금액은 시가의 30퍼센트와 3억 원 중 적은 금액이다.
시가 8억 원의 30퍼센트는 2억 4천만 원이다. 차액 3억 원에서 2억 4천만 원을 빼면 저가양수로 얻은 증여재산가액은 6천만 원이 된다.
아들이 성인이고 최근 10년 동안 직계존속 증여공제 5천만 원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전제라면, 6천만 원에서 5천만 원을 뺀 1천만 원이 과세표준으로 남는다. 과거 증여나 혼인·출산 공제 여부에 따라 실제 계산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부모는 시가 기준으로 양도세를 다시 계산하고, 자녀는 싸게 산 이익에 대해 증여세를 부담할 수 있다. 가격을 낮췄다고 가족 전체의 세금이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8억 집을 7억 6천에 팔면 안전하다는 말의 함정
양도세 기준만 계산하면 시가 8억 원의 5퍼센트는 4천만 원이다. 그래서 8억 원에서 4천만 원을 뺀 7억 6천만 원을 안전한 가격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법은 시가와 거래가격의 차이가 시가의 5퍼센트 이상이면 판단 대상이 된다고 정한다. 7억 6천만 원에 거래하면 차액이 정확히 4천만 원이므로 5퍼센트에 해당한다.
수식만 놓고 보면 거래가격이 7억 6천만 원을 초과해야 차액이 5퍼센트 미만이 된다. 그렇다고 조금 높게 계약하면 무조건 안전한 것도 아니다. 모든 계산의 출발점인 시가가 8억 원으로 확정됐다는 전제에서만 가능한 계산이기 때문이다.
최근 실거래가나 감정가액으로 시가가 8억 2천만 원으로 판단되면 경계가격도 달라진다. 가격부터 정한 뒤 시가가 다르게 확인되면 전체 거래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
또 5퍼센트는 부모의 양도세 기준이다. 자녀의 증여세는 시가의 30퍼센트와 3억 원 중 적은 금액을 사용한다. 30퍼센트까지 싸게 팔아도 괜찮다는 뜻이 아니다.
취득세도 따로 봐야 한다.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의 부동산을 매매로 취득하면 대금을 실제로 지급한 사실을 입증해야 유상취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2026년부터는 실제 대가를 지급했더라도 지급한 대가와 시가인정액의 차이가 3억 원 이상이거나 시가인정액의 30퍼센트 이상이면 지방세법상 증여로 보는 기준도 적용된다.
따라서 부모의 양도세 5퍼센트, 자녀의 증여세 30퍼센트와 3억 원, 취득세의 시가인정액 판단을 각각 나누어 확인해야 한다.
특히 최근 실거래 한 건을 시가로 삼으려 할 때는 그 거래가 실제 기준이 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예상보다 낮은 거래가 나왔다고 바로 가격을 정하면 안 된다. 이 부분은 다음 글에서 해당 층의 등기까지 확인했던 실제 사례로 이어서 다룬다.
순수증여와 부담부증여, 저가매매 중 무엇을 고를까
부모가 자녀에게 집을 넘기려는 목적이 재산 이전과 전체 세 부담 절감이라면 저가매매만 놓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순수증여와 부담부증여, 경우에 따라 상속까지 함께 비교해야 한다.
부모가 그 집에 계속 거주해야 하는지, 자녀가 이미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지, 형제자매와의 상속 문제는 없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세금 외에 함께 볼 기준은 부모님 집을 증여할지 상속받을지 판단하는 방법에 정리했다.
첫째는 순수증여다. 매매대금을 받지 않고 집을 증여한 뒤 증여세를 부담하는 방법이다. 구조는 비교적 명확하지만 주택가액 전체를 기준으로 계산하므로 재산가액이 크면 세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증여받은 부동산을 단기간에 다시 팔 계획이 있다면 이월과세도 확인해야 한다. 부모나 배우자에게 증여받은 부동산을 10년 이내에 양도하면 일정한 경우 부모의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차익을 계산할 수 있다.
둘째는 부담부증여다. 대출이나 임대보증금 같은 채무를 자녀가 함께 인수하는 방식이다. 채무 부분은 부모가 유상으로 양도한 것으로 보아 양도세를 계산하고, 주택가액에서 채무를 뺀 나머지에는 증여세가 계산된다.
채무가 있다고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니다. 자녀가 실제로 갚을 소득과 재산이 있는지, 이후 원금과 이자를 누가 부담하는지가 중요하다. 부모가 대신 갚으면 다시 증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셋째는 저가매매다. 자녀가 집을 살 자금을 갖고 있고 매매대금이 실제로 오간다는 사실을 계좌 내역과 자금출처로 설명할 수 있을 때 검토할 수 있다.
계약서만 매매로 작성하고 돈이 오가지 않거나, 부모가 받은 대금을 자녀에게 다시 돌려주면 정상적인 매매로 인정받기 어렵다.
결국 부모의 취득가액과 보유기간, 현재 시가, 주택 수, 자녀의 현금과 소득, 인수할 채무, 향후 매각 시점까지 숫자로 비교해야 한다. 세율이 낮아 보이는 방법보다 거래 이후에도 끝까지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골라야 한다.
거제동 모자 상담에서 가격보다 먼저 확인한 것
얼마 전 거제동에서 어머니와 아들이 함께 사무실을 찾아왔다. 어머니 명의의 집을 아들에게 넘기려는데 얼마에 계약해야 하는지 묻는 상담이었다.
마침 그날 사무실에는 평소 함께 일하는 법무사가 있었다. 거래 구조와 등기 절차를 함께 살펴보고, 구체적인 세액은 세무사에게 별도로 확인하기로 했다.
가족 간 거래 상담에서 손님은 대부분 “얼마까지 싸게 해도 됩니까?”부터 묻는다. 하지만 실제 순서는 가격이 아니다.
주택의 시가, 부모의 취득가액, 자녀의 자금 능력, 집에 낀 대출이나 보증금, 향후 보유 계획부터 확인해야 한다. 가격부터 정해 놓으면 나머지 절차가 그 숫자에 억지로 끌려간다.
나는 모자에게 거래를 서두르지 말자고 했다. 시가와 양쪽 세금, 자금출처와 등기 절차를 먼저 맞춘 뒤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도 급하게 계약서를 쓰지 않고 숫자를 확인한 뒤 진행하기로 했다.
부모 자식 간 저가매매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얼마에 팔 것이냐가 아니다.
첫째, 세법상 시가를 확인한다. 둘째, 부모의 양도세와 자녀의 증여세·취득세를 각각 계산한다. 셋째, 자녀가 대금을 실제로 지급할 능력이 있는지 본다. 넷째, 순수증여와 부담부증여까지 같은 조건에서 비교한다.
이 순서를 거친 뒤에야 계약가격이 나온다.
자녀에게 싸게 넘기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신고가 끝난 뒤에도 매매대금과 자금출처, 채무 인수 과정을 가족이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는 거래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어야 한다.
이 글은 현장에서 접한 가족 간 부동산 거래를 일반적인 세법 기준으로 정리한 것이다. 실제 세액은 시가, 취득가액, 보유기간, 주택 수, 과거 증여, 채무와 자금출처에 따라 달라진다. 계약 전에 세무사에게 구체적인 계산을 확인하기 바란다.
확인한 공식 자료
이 글은 아래 법령과 정부기관 공개 자료를 확인해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