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인 측 매물을 전속으로 관리하던 소장에게 전달받은 조건은 분명했다.
총권리금 5,000만 원.
커피집을 그대로 운영하든 옷가게처럼 다른 업종을 하든 상관없다고 했다. 나는 그 조건을 기준으로 양수예정자를 데리고 갔다.
이번 거래는 공동중개였다. 양도인과 양수인, 양쪽 중개사까지 네 사람이 조건을 맞추느라 적지 않은 시간을 썼다. 나는 양수인 쪽 손님을 맡았다.
양수인은 남는 돈으로 가게 하나를 더 하려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족한 자금은 대출로 채워야 했고, 이번을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할 만큼 창업에 많은 것을 걸고 있었다.
프랜차이즈 상가가 흥하고 망하는 과정을 오래 지켜본 내 경험을 알고 찾아온 손님이었다. 중개보수만 받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기에는 그 사람이 감당해야 할 위험이 너무 컸다.
가게가 마음에 들더라도 계약금을 보내기 전에 확인할 것은 업종과 시설만이 아니다. 이전에도 상가가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계약금을 서두르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했던 일이 있었다. 이번에는 네이버플레이스와 배달 플랫폼, 기존 리뷰의 포함 범위가 문제였다.
총권리금 5천만 원이라는 조건으로 손님을 데려갔다
양수인은 가게를 상당히 마음에 들어 했다.
시설을 철거하거나 전혀 다른 업종으로 바꾸려는 것이 아니었다. 기존 시설과 영업 방식을 최대한 그대로 이어받으려고 했다. 네이버플레이스에 쌓인 리뷰와 온라인 평판도 가게의 장점으로 봤다.
나는 양수인에게 말했다.
“가게가 마음에 들더라도 총금액과 인수 범위가 정해지기 전에는 너무 앞서서 말하지 마십시오.”
그러나 표정과 질문까지 완전히 숨길 수는 없었다. 양도인의 눈에도 양수인이 이 가게를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보였던 것 같다.
양도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얼마 전에도 다른 업종으로 가게를 인수하려던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지만 그 거래는 계약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다른 업종이 들어오면 기존 시설을 철거해야 했다. 철거와 원상복구 비용을 부담하면 권리금을 받더라도 실제로 남는 돈이 줄어드는 구조였다.
반면 지금의 양수인은 시설과 영업 방식을 그대로 이어받으려 했다. 양도인에게도 철거와 재모집 부담을 줄이고, 수년간 만들어 놓은 영업 흐름을 살릴 수 있는 거래였다.
온라인 자산을 계약서에 적겠다고 하자 2천만 원이 추가됐다
나는 계약금을 넣기 전에 먼저 말을 꺼냈다.
변호사는 아니지만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어 예방 차원에서 확인한다고 했다.
네이버플레이스와 기존 리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 대표전화와 메뉴·사진을 비롯한 온라인 운영정보까지 하나씩 말했다.
그리고 이렇게 전달했다.
“현재 협의한 총권리금 5,000만 원에 이런 부분도 포함되는 것으로 계약서에 적겠습니다.”
양도인은 내 말을 중간에 끊었다.
마케팅 관련 비용은 별도라고 했다.
휴대전화로 지난 3년 동안 진행한 마케팅 자료를 보여줬다. 네이버 블로그를 제작하고 사람까지 고용해 온라인 홍보를 했으며, 리뷰와 평판을 쌓는 데 약 700만 원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양도인의 노력을 부정할 생각은 없었다.
요즘 가게는 시설과 음식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네이버플레이스와 블로그, 배달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했는지도 고객 유입과 영업가치에 영향을 준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도 권리금을 시설과 비품에만 한정하지 않는다. 거래처, 신용, 영업 노하우와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까지 폭넓게 포함한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 권리금 정의
다만 온라인 영업가치가 권리금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과, 처음 제시한 총권리금에 계약 직전 별도 금액을 더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당사자들이 처음 제시한 총액에 무엇을 포함해 협의했는지, 별도 항목이 있었다면 언제 설명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내가 매물을 소개받을 당시 전달받은 조건은 업종과 관계없는 총권리금 5,000만 원이었다. 온라인 영업가치를 별도로 계산한다는 설명은 계약서에 인계 범위를 적겠다고 말한 뒤 처음 나왔다.
양도인이 요구한 추가 금액은 2,000만 원이었다.
네이버 리뷰 한 개에 매긴 가격이라기보다 네이버플레이스와 배달 플랫폼, 블로그와 온라인 마케팅 기반 전체를 묶어 별도 권리금으로 주장한 금액이었다.
양수인 입장에서는 총가격이 계약금 직전에 5,000만 원에서 사실상 7,000만 원으로 달라진 셈이었다.
온라인 영업가치의 3층 구조
1층|관리 권한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의 주인 권한과 배달 플랫폼의 사업자 정보를 새 운영자로 변경하는 단계다.
2층|영업 기록의 연속성
기존 리뷰, 평점, 사진, 메뉴와 매장정보가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단계다.
3층|단골의 신뢰
기존 운영자가 단골손님에게 새 운영자를 자연스럽게 소개해 영업의 연속성을 만들어주는 단계다.
온라인 영업가치는 아이디나 비밀번호 하나를 넘긴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플랫폼 기록이 남더라도 기존 손님의 신뢰가 끊기면 실제 활용도는 낮아질 수 있다.
추가로 받을 돈보다 거래를 놓쳤을 때의 비용을 봤다
나는 양도인에게 분명하게 말했다.
“현재 금액에서 2,000만 원이 추가되면 이 손님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습니다. 그 돈이면 다른 장소에서 새로 시작하는 편이 낫습니다.”
양수인과는 그전에 이미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상태였다. 추가 금액이 붙는다면 이 가게를 포기하고 다른 곳을 찾기로 기준을 정해놓았다.
양도인이 과거에 쓴 마케팅 비용은 권리금 산정의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지출액이 양수인이 추가로 보전해야 할 금액으로 자동 전환되지는 않는다.
쓴 돈과 받을 돈은 같은 계산이 아니었다.
나는 양도인에게 더 받을 수 있는 금액만 보지 말고, 이 거래가 무산됐을 때 발생할 비용도 함께 계산해 달라고 했다.
| 비교 항목 | 추가 2천만 원을 고수할 경우 | 최초 5천만 원으로 계약할 경우 |
|---|---|---|
| 거래 상태 | 현재 계약 무산 후 새 양수인 재모집 | 현재 양수인과 계약 확정 가능 |
| 철거·공실 부담 | 업종 변경 시 철거비와 재모집 기간의 비용 발생 가능 | 시설을 그대로 넘기고 조기에 정리 가능 |
| 온라인 영업가치 | 다른 업종이면 활용도가 낮아질 수 있음 | 기존 업종과 플랫폼 기록의 연속성 유지 |
| 양도인의 시간 | 매물 안내와 가격 협상을 다시 진행 | 현재 협의를 바탕으로 인계 절차 진행 |
권리금 협상에서는 양수인이 얻는 가치뿐 아니라, 양도인이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이런 판단은 임대료 협상에서도 비슷했다. 월세를 조금 낮추는 것이 당장은 손해처럼 보여도 장기 공실과 새 임차인을 찾는 비용이 더 클 수 있다. 실제로 상가 월세를 조정하면서 공실 비용까지 함께 계산했던 사례에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
나는 양도인에게 지금처럼 가게를 그대로 인수하는 것이 양도인에게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추가 금액을 꼭 받아야 한다면 양쪽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계약은 어렵다고 말했다.
양수인에게도 추가 2,000만 원을 지급할 바에는 신축 무권리 상가를 포함해 다른 매물을 알아보자고 했다. 이 손님이라면 다른 자리에서도 새로 개척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양도인이 기분 나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대출까지 받아 마지막 창업을 준비하는 손님에게 계약 성사를 위해 현실적인 한계를 감출 수는 없었다.
원래 가격으로 계약하고 온라인 영업까지 넘겼다
양도인은 결국 처음 전달했던 조건을 받아들였다.
추가 2,000만 원 없이 총권리금 5,000만 원으로 계약했다.
계약서에는 네이버플레이스와 배달 플랫폼 등 온라인 운영정보의 인계에 협조하고, 마케팅비나 리뷰 등을 이유로 이후 별도의 추가 금액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취지를 정리했다.
이 사건을 바탕으로 정리한 온라인 운영 인계 특약 예시
1. 본 권리금 50,000,000원에는 별지에 기재된 시설·집기와 현재 영업에 사용되는 온라인 운영 기반에 관한 양도인의 인계 협조가 포함된다.
2. 양도인은 잔금일까지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주인 권한 변경, 배달 플랫폼 사업자 정보 변경 및 대표전화·메뉴·사진 등 운영정보 인계에 필요한 자료 제공과 행정절차에 협조한다.
3. 양도인은 마케팅비, 기존 리뷰, 온라인 홍보자료 및 플랫폼 운영정보를 이유로 잔금 전후에 별도의 추가 금액을 청구하지 않는다.
4. 기존 리뷰 수, 평점과 검색 노출의 유지 여부는 각 플랫폼의 정책에 따르며, 양도인이 그 결과 자체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 실제 계약에서는 업종, 가맹계약과 플랫폼별 처리 조건에 맞게 문구를 조정해야 한다.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는 개인 네이버 아이디 자체를 사고파는 방식으로 접근할 일이 아니다. 관리 담당자가 바뀌면 공식적인 주인 권한 변경이나 위임 절차를 이용해야 한다. 네이버 스마트플레이스 주인 권한 위임 방법
계약 후 양도인은 행정절차에도 막힘없이 협조했다.
새 양수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진행하면서 사업자번호와 대표자 정보가 변경됐다. 이 사건에서는 네이버플레이스뿐 아니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기존 매장 정보와 리뷰도 이어졌다.
다만 이 결과가 모든 가게와 플랫폼에서 자동으로 보장된다는 뜻은 아니다. 업종, 상호, 주소와 각 플랫폼의 처리 기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계약 전에 변경 절차를 확인해야 한다.
양도인의 협조는 서류와 플랫폼 변경에서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찾아오는 단골과 기존 손님들에게는 친척이 이어서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운영자가 들어오면서 가게가 완전히 바뀐다는 불안감을 줄이고, 기존 손님이 자연스럽게 다시 방문할 수 있도록 연결해 준 것이다.
가게의 인수인계는 주인 권한을 바꾸는 날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플랫폼 기록과 단골의 신뢰가 함께 이어져야 영업가치도 실제로 넘어갔다.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 문제는 양도인과 양수인이 각자 맡기고 있던 회계사무소에 확인하도록 했다.
부동산에서 세금 처리를 단정하거나 대신 판단하지 않았다. 중개사가 확인할 계약 범위와 세무사가 판단할 세금 영역을 구분하는 것이 맞다고 봤다.
행정절차가 정리된 뒤 양도인은 권리금을 받고 영업 현장에서 물러났다. 시설 철거도 없었고 온라인 운영 흐름도 끊기지 않았다. 양수인은 모든 것을 바닥부터 다시 만들지 않고 가게를 이어갈 수 있었다.
협상이 마무리된 뒤에는 권리금 계약과 양도양수 업무에 관해 별도로 협의돼 있던 업무수수료도 상당 부분 낮춰줬다. 양도인만 자신의 주장을 접은 거래처럼 끝내고 싶지 않았다.
더 의외였던 일은 계약이 끝난 뒤에 생겼다.
당시 내가 추가 2,000만 원을 강하게 반대했던 양도인은 지금도 나와 연락한다. 상가와 관련된 일이 생기면 의견을 묻고 이야기를 나눈다. 공동중개에서 상대편 당사자로 만난 사람이 새로운 고객이 된 것이다.
불편한 말을 피했기 때문에 관계가 남은 것은 아니었다. 양도인의 노력은 인정하되 처음 제시한 조건을 짚었고, 거래가 깨졌을 때 발생할 비용을 함께 보여줬기 때문에 신뢰가 남았다고 생각한다.
좋은 중개는 어떻게든 도장을 받는 일이 아니었다. 도장을 찍기 전에, 거래가 깨졌을 때 양쪽이 잃을 비용을 보이게 하는 일이었다.
상가 양도양수 권리금을 협의할 때는 총금액만 확인해서는 부족하다. 시설과 집기, 상호와 영업 방식, 네이버플레이스와 배달 플랫폼의 변경 협조, 추후 추가비용 여부까지 계약금 전에 꺼내야 한다.
그 질문을 했을 때 새로운 금액이 나온다면, 그때가 계약을 다시 판단해야 할 시점이다.
※ 이 글은 실제 중개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사례로, 특정 계약에 대한 법률·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권리금의 포함 범위와 플랫폼 변경 결과, 세금 처리는 계약 내용과 개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계약은 담당 공인중개사, 법률 전문가 및 세무사와 확인 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